이런 상황에서 분노가 쌓이게 되면 심리적 에너지는 두 가지 방향으로 향하게 된다. 내 안으로 분노가 향하면 무기력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며,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해지는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. 반대로, 분노라는 멘탈 에너지가 특정 대상에게 투사되기도 하는데 마치 찰흙을 던지면 어딘가에 붙어서 그 대상에게 막대한 에너지를 쏟는 것 같아 보인다. 편 가르기, 극단적인 혐오, 극대화된 공포, 정부에 대한 불신 등 이 모든 것이 사실 비정상적 상황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이다.
그렇다면 코로나19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노출돼 있는가?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본다.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의 ‘코로나19 공중 보건 위기에 따른 정신건강 및 사회심리영향 평가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전보다 우울, 불안, 불면, 자살경향 등 지표가 크게 악화됐고, 특히 젊은 층, 여성, 저소득층이 더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. 정신건강뿐 아니라 비만과 만성질환이 악화되는 지표를 보이고 있는데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‘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’ 결과를 주목해보자. 비만 유병률이 전년 대비 특히 남성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고, 30~40대 남성의 절반 이상이 비만(58.2%, 50.7%)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. 코로나19 뉴스를 보면서 걱정과 불안을 증폭할 때가 아니라, 지금 당장 집 밖으로 나가 동네 한 바퀴를 도는 것이 더욱 시급한 일이다.
유은정 서초좋은의원 원장